치안정감 1명 추가 인선…경찰청장 후보 6명 모두 물갈이

입력 2022-06-02 17:32   수정 2022-06-03 00:41

윤석열 정부가 경찰청장 후보인 치안정감 6명을 모두 물갈이했다. 경찰청장 후보군을 모두 친정체제로 구축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행정안전부가 민주화 이후 폐지된 경찰국 부활까지 검토하는 등 ‘검수완박’ 이후 윤석열 정부의 경찰 장악 시나리오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찰청은 이창용 경북경찰청장을 치안정감으로 승진 내정했다고 2일 발표했다. 치안정감은 경찰 조직 내 ‘2인자’로 경찰청장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경찰은 치안정감급 시도청장 보직 인사를 위해 관련 법령에 따라 시도자치경찰위원회와 협의할 예정이다. 이 청장은 중앙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경찰청 수사기획관, 경기남부청 수원남부경찰서장, 대구지방경찰청장, 경찰청 형사국장 등을 역임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4일 김광호 울산경찰청장, 우철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윤희근 경찰청 경비국장, 송정애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 박지영 전남경찰청장 등 5명을 치안정감으로 내정했다.

이번 추가 인선으로 경찰청장 후보군이 새 정부 들어 모두 새 인물로 교체됐다. 경찰공무원법에 따라 차기 경찰청장은 치안정감 가운데 임명된다. 치안정감은 총 7명이지만 임기가 정해진 국가수사본부장을 제외하고 총 6명이 청장 후보자다. 김창룡 경찰청장의 임기가 끝나는 다음달 23일 전 새 정부가 택한 친정 인사들로만 청장 후보군을 꾸린 셈이다.

치안정감을 새 청장 내정 전에 물갈이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보통 기존 정부에서 임명된 치안정감 중 경찰청장을 발탁하고, 이후 치안정감 인사를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장 후보군마저 스스로 구축한 만큼 정부의 경찰 조직 장악력도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근 정부는 경찰 장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20일 행안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경찰국은 행안부 장관이 경찰을 지휘·감독할 수 있게 하는 조직이다. 검찰 권한을 견제하기 위해 검찰 업무를 감독하는 법무부 내 검찰국과 비슷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련의 시도들은 오는 9월 시행되는 검수완박법의 폐해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 시행 이후 권한이 커질 경찰 권력을 통제할 수 있는 견제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경찰을 정치권력으로 통제하면 자칫 경찰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권한 남용이 두려워 경찰을 정치권력으로 통제하는 건 더 큰 권한 남용을 야기할 수 있다”며 “경찰 수사가 올바르게 진행될 수 있게 하는 제3의 민주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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